재테크는 잘 되지 않고 손실은 발생하고 있고 경제적 자유 실현은 요원하고 이 와중에 비트코인 가격은 1억을 돌파하니 FOMO가 와버렸습니다. 그래서 벼락거지(?)가 돼 버렸습니다. 😭
그래서 이열치열, 열은 열로 다스리듯 손해는 손해로 다스린다는 정신승리법 논리(?)로 해외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작년에 갔던 도쿄 여행을 날씨 때문에 대차게 말아먹은 적이 있어서 이번엔 날씨와 상관없이 가능한 식도락 여행을 가기로 정했고, 우동으로 유명한 다카마쓰로 4박 5일 간 여행을 갔습니다.
아니나다를까 이번 여행 내내 비가 내렸습니다. 하필 외투를 하나만 가져갔는데 왜이리 추웠는지... 비가 와서 가보고 싶던 곳도 못가고... 작년 도쿄 여행 때도 그러더만 왜이리 날씨가 나를 억까하는 거냐! 😡
먹는 걸로만 따지면 성공한 여행이었지만 내가 여행 가는 날에만 비가 내리는 게 너무 억울합니다. 여행을 다녀올수록 우울해지기만 하니 이젠 여행 가기가 두렵습니다.
❗ 다카마쓰 여행 팁
우동 주문 방법
우동 종류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 가케 우동(かけうどん): 우동 면에 뜨거운 국물을 붓고 고명 등을 얹어 먹는 우동
- 가마타마 우동(釜玉うどん): 뜨거운 우동 면을 날계란과 섞어 먹는 우동
- 붓가케 우동(ぶっかけうどん): 우동 면에 쯔유를 조금씩 부어가며 먹는 우동
- 가마아게 우동(釜揚げうどん): 우동 면과 면수를 같은 그릇에 담고, 쯔유에 찍어먹는 우동
- 자루 우동(ざるうどん): 우동 면을 찬 물에 씻어 체에 담아 내는 우동
우동 주문 시에 사용하는 용어는 다음과 같습니다.
- 타마(玉): 우동 사리(다발)
- 소(小, 쇼) = 1玉(히토타마) / 중(中, 쥬-) = 2玉(후타타마) / 특대(特大, 토쿠다이) = 3玉(산타마) / 보통(並, 헤이)
- 뜨겁다(温かい, 아타타카이) / 차갑다(冷たい, 츠메타이)
여러 우동집을 다닐 계획이라면 소(小) 사이즈인 히토타마를, 적당히 한 끼를 먹으려면 중(中) 또는 보통(並) 사이즈인 후타타마를 먹는 게 좋습니다. 산타마는 안 먹어봤지만 양이 너무 많을 듯합니다. 저는 최대한 많은 우동 가게를 가기 위해 주로 히토타마로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예를 들어 가케우동 소 사이즈를 주문하려면 가케우동 쇼 사이즈 오네가이시마스 또는 가케우동 히토타마 오네가이시마스 라고 얘기하면 됩니다. 현지인처럼 주문하려면 가마 쇼 라고 얘기하면 됩니다만... 아마 티가 날겁니다. 😅
몇몇 우동집은 셀프로 면을 데치고 고명도 올려야 하는데 어떻게 하는지는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를 보면 나옵니다.
호네츠키도리
호네츠키도리(骨付鶏)는 닭다리 구이입니다. 닭다리 구이라는 게 별게 있나 싶지만 우리나라에서 흔히 먹는 치킨 닭다리와는 다르게 생긴 음식입니다. 영계로 만들어 부드러운 히나도리(雛どり)와 노계로 만들어 질기지만 씹는 맛이 일품인 오야도리(親どり) 두 종류가 있습니다.
호네츠키도리 두 종류 중에 하나를 먹는다면 오야도리를 추천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영계를 먹을 기회는 흔하지만 노계를 먹을 기회는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맛봐야하지 않겠습니까... 물론 제일 좋은 방법은 둘 다 먹는 겁니다. 😂
각종 패스권
붓쇼잔 온천을 간다면 고토덴이 정차하는 역(타카마츠칫코역 등)에서 붓쇼잔 패스를 구매하는 게 좋습니다. 붓쇼잔 패스를 구매하면 부채를 주는데 이 부채를 역무원에게 보여주면 고토덴을 하루동안 무제한 탑승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붓쇼잔 온천에서 부채를 보여주면 타월을 줍니다. 혹시 붓쇼잔 패스를 안 샀다고 해도 붓쇼잔 온천에 있는 키오스크로 입장권과 기타 물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고토히라를 간다면 고토덴이 정차하는 역에서 고토덴 1일 패스를 구매하는 게 좋습니다. 이 패스권 값이 다카마쓰에서 고토히라까지의 왕복 비용과 비슷해서 구입하는 게 좋습니다. 다만 저는 JR 전철을 타며 우동집을 이곳저곳 다녀온 후 고토히라를 갈 계획이어서 사지는 않았습니다.
다카마쓰 여행 쿠폰북 왜 더 이상은 네이버...
예전에 에어 서울에서 다카마쓰 여행 쿠폰북을 줬었지만 이젠 안 줍니다. 가끔 이벤트로 푸는 듯한데 그게 내 여행 일정이랑 겹칠 확률은...? 🙄 아무튼 쿠폰을 받을 수만 있다면 리무진 버스, 리츠린 공원 입장권, 쇼도시마 페리 탑승 비용 등 4,000엔 이상을 절약할 수 있을 듯합니다.
꼭 가보길 추천하는 식당
- 미야가와 제면소: 지금까지 가본 가케 우동집 중 원탑. 접근성이 좋진 않지만 여행 일정에 여유가 있고 가케우동을 먹으러 간다면 추천합니다.
- 우동 바카이치다이: 가마타마 우동(정확히는 가마버터 우동)을 먹으러 간다면 추천합니다. 츠유 넣는걸 잊고 먹었는데도 너무 맛있었습니다.
- 와라야: 자루 우동을 먹으러 간다면 추천합니다. 떡 같은 우동 사리 맛이 새로웠습니다.
- 란마루: 호네츠키도리를 먹으러 간다면 추천합니다. 사누키요이마이라는 사케도 곁들어 먹으면 더욱 좋구요. 여행 다녀온 후 알았지만 두부 샐러드도 아주 맛있다고 합니다.
그 외
- 다카마쓰 공항 ↔ 다카마쓰 역 버스 시간표: https://www.kotoden.co.jp/publichtm/bus/limousine/index-en.html
- 고토덴야시마 역 ↔ 야시마 정상행 버스 시간표: https://www.kotoden.co.jp/publichtm/bus/rosen/yashima/index.html
- 쇼도시마 버스 노선 및 시간표: https://www.shodoshima-olive-bus.com/dia
- 쇼도시마 엔젤로드 길 열리는 시간 알아보는 사이트: https://www.town.tonosho.kagawa.jp/kanko/index.html
😲 이번 여행으로 알게된 사실
(현대카드 네이버 카드 기준?) 일본의 선불형 교통카드인 스이카는 애플워치보다 아이폰에 등록하여 사용하는 게 편리합니다. 아이폰에 등록된 스이카는 지갑 앱에서 충전이 가능하지만 애플워치에 등록된 스이카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충전이 불가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편의점 가서 충전하면 되긴 하지만 귀찮습니다.
2023년 하반기부터 SKT에서 비정상 유심기변 차단정책이란 걸 시행중입니다. 이 때문에 귀국 후 국내 SKT eSIM 서비스가 안 돼서 애를 먹었습니다. 별 짓을 해도 개통이 안되길래 인천공항 SKT 로밍센터에 가서 문의했더니 USIM 교체 시 스마트폰을 끄고 교체해야 기존 USIM 차단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eSIM은 스마트폰을 끄고 교체할 수 없는데 이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문의하니 아직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대안을 마련해놓고 좀 정책을 시행해주시지...
그런데 아래와 같이 해보면 국내 SKT eSIM 차단이 되지 않을 수도 있을 듯합니다. 나중에 해외여행 가게 되면 테스트 해보겠지만 언제 또 가게 될지...
- 국내 SKT eSIM 비활성화
- 스마트폰을 끈 후 다시 켜기
- 해외 eSIM 활성화
일본의 시골에 있는 전철역엔 교통카드 단말기가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모든 전철역에 교통카드 단말기가 있는 줄 알았다가 단말기가 어딨는지 이리저리 찾다가 헤매기도 했습니다. 이런 곳에선 현금을 내고 승차권을 구입해서 탑승해야 합니다.
✏️ 여행기
2024-03-22(금): 다카마쓰 중앙 여행
여행경로: 다카마쓰 심볼 타워 → 치쿠세이 우동 본점 → 사카에다 우동 미나미신마치점 → 리츠린 공원 → 붓쇼잔 온천 → 신페이 우동 → 잇카쿠 다카마쓰점
다카마쓰 공항에 내리면 다카마쓰 역으로 향하는 버스 승차권을 구입합니다. 가이드 분이 있어서 안내 받고 구입하면 됩니다. 아니면 1,000엔 충전된 교통카드(스이카나 파스모 등) 찍고 타면 됩니다.
다카마쓰 역 도착. 입구가 귀욤귀욤하군요.
역 근처에 있는 심볼 타워 29층(30층 아님) 전망대에서 다카마쓰 시내를 내려다 봤습니다. 이렇게 날씨가 맑은데 오늘만 맑을 예정이라니 야속하기만 합니다. 😞
위베이스 다카마쓰 호텔 체크인 시간이 남아서 호텔 카운터에 짐만 먼저 맡겨놓고 다카마쓰 시내를 싸돌아(?) 다니기로 했습니다. 호텔 여기저기에 고양이 그림이 그려져 있는 걸 보면 여기 사장님이 왠지 냥이 덕후인 것 같아...
다카마쓰에 와서 먹은 첫 우동은 치쿠세이 우동 본점의 가케 우동입니다. 치쿠와도 같이 곁들여 먹었습니다.
우동 사리가 생각보다 탱탱하진 않지만 진한 다시 국물이 좋았습니다. 굳!
그 다음 사카에다 우동 미나미신마치점에서 명란버터 우동을 먹었습니다. 간장을 많이 부어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먹으면 먹을수록 짭니다. 다른 손님들 대부분 가케 우동을 먹던데 다 이유가 있는 듯합니다.
다 먹긴 했는데 어우... 짜다. 😵 개인적으로 명란버터 우동은 비추합니다.
리츠린 공원은 왠지 부모님 모시고 오면 엄청 좋아할 것 같은(?) 여행지입니다. 주변이 온통 녹색 천지라 공원을 거닐다 보면 눈이 정화되고 마음에 여유가 생깁니다. 사실 리츠린 공원은 여행하다가 남는 시간에 가려고 했었는데 날씨가 맑았던 첫 날에 오길 정말 잘 했습니다.
리츠린 공원 내부엔 키쿠게츠테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여기서 말차와 화과자를 맛보며 경치를 즐길 수 있습니다. 화과자를 2~3조각으로 나누어 먹다가 단 맛이 느껴지면 말차로 입을 씻어내듯 마시고 말차 마지막 잔은 다 마셨다는 걸 알리기 위해 호로록 소리를 내며 마셔야 하는 걸로 아는데, 저 혼자 먹는 거니 맛만 좋게 먹으면 그만 아닐까요... 🤣
여기서 다도를 즐기며 들었던 생각은... 이렇게 경치 좋고 넓은 집에서 살면 눈은 호강하겠지만 겨울에 너무 추워서 못 살 것 같습니다. 🥶
나룻배도 타볼 수 있는데, 탈까말까 하다가 안 탔습니다... 라고 할 때 타볼 걸... 😫
호텔 체크인 시간이 지나 호텔로 돌아와 잠깐 쉰 후 아케이드 상점가를 돌아다녀 봤습니다. 루이비통 다카마쓰점 건너편에 피아노가 있군요. 아쉽게 연주 가능한 시간이 지나서 연주해보진 못했습니다. 며칠 후에 다시 가봤을 땐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연주 가능한 시간임에도 연주를 하지 못하게 막아놨습니다. 😢
카타하라마치 역에서 붓쇼잔 패스를 구입한 후 붓쇼잔 온천으로 갔습니다. 냉탕과 온탕 둘 다 있는데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아 좋습니다. 온천욕을 즐기고 나니 피부가 미끌미끌한 느낌이 듭니다.
붓쇼잔 패스를 사면 부채를 주는데 이걸 역무원에게 보여주면 고토덴(전철)을 탈 수 있습니다. 이 부채를 붓쇼잔 온천 직원에게 보여주면 타올을 줍니다. 붓쇼잔 패스를 구입하지 않아도 붓쇼잔 온천에 있는 키오스크로 입장권과 물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다시 다카마쓰 시내로 돌아온 후 신페이 우동 집에서 자루 우동을 먹었습니다. 이 가게는 QR 코드로 주문을 하는데 라인 앱이 설치되어 있어야만 주문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전 라인 가입이 안 되어 있어서 직원에게 직접 주문했습니다.
당연하지만 역시 차가운 우동이 따뜻한 우동보다 면이 더 탱탱합니다!
너무 우동만 먹고 다닌 것 같아 잇카쿠 다카마쓰점에서 호네츠키도리를 먹으러 갔습니다. 히나도리(영계)와 오야도리(노계) 중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둘 다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식당 안에서 먹으려면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해서 포장해왔습니다.
히나도리는 오야도리보다 부드럽고 양이 더 많습니다. 오야도리는 히나도리보다 질기지만 쫄깃한 맛이 일품입니다. 양배추도 기름에 찍어서 먹으면 별미입니다.
그런데 여기 호네츠키도리는 너무 짭니다. 🤮 둘 중 하나만 먹었다면 짭잘한 맛에 별미를 먹었다는 느낌이 들었을 것 같지만 너무 짜다보니 둘 다 먹기가 너무 힘듭니다. 진리의 둘 다는 가끔은 진리가 아님을 이번에 깨달았...
2024-03-23(토): 다카마쓰 서쪽 여행
여행경로: 가모 우동(실패) → 미야가와 제면소 → 나가타 in 카노카 → 고토히라 궁 → 치치부가하마(포기) → 세토노마츠리 스시 효고마치
오늘부터 귀국일까지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는데 역시나 매일 비가 왔습니다. 식도락 여행을 온 것이라 날씨가 아무리 나빠도 상관없다고 되뇌어도 막상 해뜬날 한 번 없이 흐리기만 하니 짜증을 넘어서 우울해집니다. 😢
JR 전철을 타고 가모 우동이라는 가게에 갔습니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씨가 극찬한 우동집이어서 큰 기대를 갖고 찾아갔지만 하필 매주 토요일마다 임시휴업하고 있어서 되돌아가야 했습니다. 이곳에서 우동 한 그릇 못 먹고 간 게 너무 아쉽습니다. 여기 뚜벅이가 찾아가기 힘든 곳인데... 😭
허탈한 마음을 가지며 미야가와 제면소라는 우동 가게에 갔습니다. 여기도 뚜벅이가 찾아가기 만만찮은 곳이지만 사장님이 우동 반죽을 직접 밟을수록 귀여워진다고 해서 🤣 한번 가봤습니다. 점원 분들이 일본어만 할 줄 아셔서 주문하기가 어려웠지만 대충 눈치껏 알아들으며 가케 우동을 주문했습니다.
세상에... 지금까지 먹어본 가케 우동 중 가장 맛있었습니다. 개운하고 찐~한 국물이 미쳤따리. 게다가 가격까지 저렴해! (히토타마 기준 250엔) 지금까지 다녀온 우동 가게 중 원탑입니다. 소 사이즈만 먹고 나온 게 너무 아쉬울 정도입니다. 여행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꼭 가보길 추천합니다.
그 다음에 나가타 in 카노카라는 우동 가게에 갔습니다. 도착하고 보니 엄청난 대기행렬... 😵 40분 가량 기다린 후 가마아게 우동을 주문했습니다. 가모 우동 가게에서 못 먹고 나온 몫까지 더해서 소 사이즈가 아닌 중 사이즈를 주문했습니다.
가마아게 우동을 먹다가 치명적인 단점을 느꼈는데, 그건 바로 먹을수록 츠유가 묽어진다는 점입니다. 이게 별로라면 자루 우동을 먹으면 되지만, 가마아게 우동은 따뜻하고 자루 우동은 차가운 우동이라 그냥 취향껏 먹으면 됩니다. 아니면 처음에 쯔유를 조금 부었다가 묽어지면 좀 더 붓는 방식으로 먹어도 되고요. 물론 이 집 우동이 맛없다는 건 아니고 쯔유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쯔유가 묽어지면 홀짝홀짝 마셔보는 매력도 있구요.
이제 배도 적당히 채웠겠다 고토히라 궁으로 갑니다. 고토히라 궁은 해발 500 미터 가량에 있고 785개의 계단을 오르면 갈 수 있습니다. 계단을 오르기 전 지팡이를 빌려 쓸 수도 있지만 전 그냥 쭉 올라가봤습니다.
드더이(?) 올라온 고토히라 궁. 비오는 날에 굳이 찾아올만한지 의문이 듭니다.
전망대에서 본 다카마쓰 풍경. 원래 여기서 다카마쓰 전망을 감상하려 했지만 안개가 자욱히 끼는 바람에 망했습니다. 매일 비가 오니 앞으로 어딜 여행가든 이런 풍경만을 볼 겁니다. 😭
에마(소원 등을 적어넣는 나무판)가 있군요. 합격, 결혼 등등... 에마를 보면서 사람들이 어떤 소원들을 적었는지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으로 에마를 남겨봅니다. 아무래도 돈에 미친 놈인듯... 🤦
하산(?) 하다가 아이스크림에 간장을 뿌려 팔길래 궁금해서 사먹어 봤습니다. 가마타마 소프트 아이스크림이라는 건데 한 입 먹어보면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정말... 아이스크림에 간장 뿌린 맛입니다. 다음 번엔 사먹지 않을 듯한데, 맛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라 한 번 쯤은 색다르고 오묘한 맛을 경험해봐야 하지 않겠어요...? ☺️
날씨가 맑았으면 석양 시간에 맞춰 치치부가하마에 가려고 했습니다. 여긴 바닷물 웅덩이가 거울처럼 비치는 곳인데요. 비 오는 날엔 갈 필요가 전혀 없기 때문에 깔끔히 포기했습니다. 이런 18... 😡
다카마쓰 역으로 돌아왔습니다. 라이트 모드가 다크 모드로 바꼈습니다(?)
(결국 못 갔지만) 며칠 후에 갈 예정인 쇼도시마 페리 시간표를 얻으러 다카마쓰 항에 갔는데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 영화 포스터가 붙어있군요. 2024년 5월 31일 개봉 예정이라니... 원작인 만화책 주인공들은 중학생인데 왜 영화 주인공들은 성인일까요... 설마 중학생...? 🤔🤔🤔
우동을 연달아 먹었으니 이번엔 초밥을 먹으러 세토노마츠리 스시 효고마치라는 식당에 갔습니다. 초밥 기본세트와 모듬회 그리고 초밥 단품 몇가지와 사케를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에노시마에 다시 가보기 전까진 나마시라스(생멸치)를 먹어볼 기회가 없을 줄 알았는데 여기서 우연히 맛보게 되어 좋았습니다!
2024-03-24(일): 다카마쓰 동쪽 여행
여행경로: 우동 세토바레 → 우동 야마다야 본점 → 야시마 → 와라야 → 란마루
이 날은 어제보다 비가 더 많이 왔습니다. 가끔 소나기가 오기도 했구요. 어제도 비가 와서 빡쳤는데 이날은 비가 더 많이 오니 하아... 그래도 숙소에서 뒹굴수만은 없지 않겠어요...? 먹으러 가즈아.
다카마쓰 동쪽에 있는 우동집에 가려는 중에 만난 가와라마치 역 내 피아노. 10시 30분 ~ 19시 30분 사이에 연주할 수 있습니다. 아직 시간이 안 돼서 우동 먹으러 다녀오고나서 연주해보겠습니다!
아니 전철을 이렇게 타는 사람이 있다고...? 😳
이날 처음 가본 우동집은 우동 세토바레입니다. 여긴 대기줄이 생각보다 길지 않아 보였지만 회전율이 낮아 1시간을 넘게 기다렸습니다. 이날 온도가 10~12도 가량 됐었는데도 생각보다 되게 추웠습니다. 🥶
오랫동안 기다린 후 따뜻한 생간장(生じょうゆ) 우동을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맛은... 1시간 이상 기다린 고생을 보상받는 맛이었습니다. 적당히 짭조름한 게 후루룩 넘어가는 맛이었습니다.
다음 우동집으로 우동 야마다야 본점에 갔습니다. 여기도 대기줄이 있었지만 가게가 엄청 커서 그런지 회전율이 빨랐습니다. 기다리면서 가게 내부를 구경해볼 수 있어서 직전에 다녀왔던 우동집에서 대기하는 것보다 덜 지루했습니다.
여긴 사이즈가 정해진 단품 메뉴만 파는 것 같습니다. 소 사이즈 우동 메뉴는 없는 듯합니다. 30분 가량 대기한 후 따뜻한 가마 붓카케 우동을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짜지 않고 부드러운 목넘김이 일품이었습니다!
이제 야시마라는 곳으로 갑니다. 사실 여기도 다카마쓰 전망을 보고 싶어 가본 곳인데 비가 오니 전망이 어떨지 불 보듯 뻔합니다. 아니, 비가 오니 물 보듯 뻔한 건가...? 🤣
고토덴야시마 역에 내려 야시마로 향하는 버스를 탑니다. 버스는 1~2시간에 1대 꼴로 도착합니다.
버스를 타고 야시마에 도착하니 안개가 자욱했습니다. 버스에 내리자마자 데자뷰가 엄습했습니다. 작년에 하코네에 갔을 때도 딱 이런 풍경이었는데... PTSD 오려 합니다. 🫠
PTSD를 극복(?)하고 길대로 걸어가니 절이 나옵니다.
절 안에 빨간 도리이 같은 게 연달아 있는데 들어가보니 너구리를 모시는 듯하군요.
여긴 에마 값이 고토히라 궁의 반값이여서 여기서도 에마를 구입해서 달아봤습니다. 이번 에마에도 돈과 관련된 걸 적었는데요. 잘난 게 없으니 돈이라도 많아야하지 않겠습니까... 🙏🙏🙏
좀 더 길을 나서니 야시마루라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곡선 구조로 된 건물 안엔 전시관과 카페 등이 있습니다.
여기서 좀 쉬다가 다카마쓰 전망을 봤는데 역시나 예상했던 그대로입니다. 왜 내가 여행 갈 때만 전망이 이 따위지... 2차 PTSD가 와버렸습니다. 😫
이제 다시 되돌아가야 할 시간. 되돌아가면서 수족관이 있길래 가볼까 했지만 입장료가 비싼 것 같아 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돈이야 벌면 그만인데 돈이 아까워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후회 중입니다. 이런 고민을 안 할 만큼 돈이 많았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
야시마에서 내려와서 와라야라는 우동 가게에 갔습니다. 내부에 손님이 제법 있었지만 대기줄은 없어서 금방 주문할 수 있었습니다. 자루 우동을 주문해봤습니다.
오호... 면을 씹어보니 마치 떡처럼 느껴집니다. 빠르게 먹다 보면 이빨이 살짝 아플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츠유는 냄새가 살짝 비릿하면서도 맛은 비리지가 않아요. 자루 우동 맛보기 괜찮은 곳입니다!
와라야 우동 가게 옆엔 시코쿠무라라는 민가 박물관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한국민속촌...? 과 비슷한 곳이라 보면 될지 모르겠습니다. 입장료가 꽤 비싼 편임에도(1,600엔) 한번 가보려 했지만 비가 너무 많이 오고 너무 추워서 포기하고 다카마쓰 시내로 돌아갔습니다. 🥶
오전에 연주해보지 못했던 피아노를 연주하러 가와라마치 역으로 갔습니다. 요즘 연습 중인 프란츠 리스트의 사랑의 꿈 3번을 연주해봤는데 아직 암보를 못해서 망했고, 쇼팽 녹턴 2번을 그나마 좀 연주하고 왔습니다.
이제 저녁을 먹으러 갑니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며칠 전 먹었던 호네츠키도리가 너무 짜서 다른 식당에서도 파는 호네츠키도리도 짠지 궁금해서 란마루라는 식당에 갔습니다. 여기도 대기줄이 있어서 1시간 좀 안되게 기다렸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직원 분이 한국인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렇다고 하니 영어 메뉴를 주셨습니다. 네이티브 코리안은 말하지 않아도 티가 나는 건가 싶던 찰나에 대기 명단에 적었던 이름을 보고 추측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여기서 오야도리와 생맥주 그리고 사누키요이마이라는 사케 한 잔을 먹었습니다.
무엇보다 준마이 사누키요이마이라는 사케 맛이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이 사케는 소주보다 도수는 약하면서 쓴 맛이 약하고 달달합니다. 그냥 맛있어요. 생맥주 다 마신후 이 사케를 마시니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 없었습니다. 한 잔 더 마실 걸. 껄껄껄... 기회가 되면 이 사케를 꼭 구해보고 싶지만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건 불가한 것 같고 사누키(다카마쓰의 옛 지명)라는 이름이 붙은 걸 보면 혹시 이 동네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술이 맛있다고 한 적은 아마 처음인 것 같습니다. 🤤
이틀 전 먹었던 호네츠키도리는 너무 짜서 먹기 힘들었지만 여기 호네츠키도리는 덜 짜고 훨씬 맛있었습니다. 호네츠키도리가 원래 이렇게 짠가에 대한 오해가 풀렸습니다.
2024-03-25(월): 쇼도시마 여행 취소 후 다카마쓰 시내 여행
여행경로: 마츠시타 제면소 → 사누키우동 우에하라야 본점 → 카페 미니 → 우동 바카이치다이 → 테우치우동 츠루마루(실패) → 고에몬 → 교자야
이날도 어김없이 비가 왔습니다. 새벽 일찍 다카마쓰 항에서 페리를 타고 쇼도시마에 가려 했지만 마음을 접었습니다. 쇼도시마가 제법 큰 섬이기도 한데 비가 오면 다녀오기 쉽지 않을 것 같았고 비가 많이와서 페리가 결항되면 섬에서 못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쇼도시마에 들어올 땐 마음대로였겠지만 나갈 땐 아닌 경우(?)는 없었을 것 같습니다. 아침에 비가 제법 왔지만 점점 비가 그쳤기 때문입니다. 낮 12시에라도 쇼도시마에 갈까말까 정말 많은 고민을 하다가 결국 가지 않은 걸 크게 후회하고 있습니다. 😰
아침에 쇼도시마를 갈지 말지 고민하며 시간을 허비하다가 마츠시타 제면소라는 우동 가게에 갔습니다.
여긴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에서 고로 상이 우동을 먹으러 갔던 가게인데요. 가케 우동을 먹어봤는데 고로 상이 왜 만족했는지 알 것 같은 맛이었습니다.
그 다음 사누키우동 우에하라야 본점에서도 가케우동을 먹었습니다.
평범한 가케 우동 맛인 듯한데, 타마네기라는 튀김이 달달하니 특히나 맛있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쇼도시마에 갈지말지 망설이며 다카마쓰 항에 갔습니다. 12시 45분에 쇼도시마로 출항하는 페리가 정착해있네요.
- 지금 가봤자 몇 시간 있지 못할텐데
- 혹시 저녁에 비 많이 오면 섬에 갖히는 거 아냐...?
이러면서 갈지말지 고민하다가 안 갔는데 땅을 치고 후회 중입니다... 🤦 이제부터 계획상 쇼도시마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으니 다카마쓰 시내를 거닐며 못 가본 식당을 가보기로 했습니다.
카페 미니 입니다. 간판을 보면 한자 숫자 32(三二)라고 써있는 것 같지만 가타카나 미니(ミニ) 입니다. 😅
여긴 주인 아주머니께서 직접 얼음을 깨서 아이스 커피를 만들어 주시는 게 시그니처인데요. 옆 테이블 손님에게 아이스 커피를 만드시는 걸 보니 우유를 따라 주시길래 유당불내증이 있는 저는 핫 커피를 주문했습니다.
핫 커피는 우유를 따로 따라먹을 수 있게 해줬는데 사실 아이스 커피도 얘기하면 따로 주실 겁니다.
주인 아주머니께서 노련하고 입담이 있으시던데 저는 일본어를 잘 못하기에 커피를 마시며 대화에 끼지 못해 아쉽습니다.
우동 바카이치다이입니다. 가마버터 우동을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뜨거운 우동 면에 날계란을 넣어 쓱쓱...
버터가 계란의 맛을 증폭시켜주는 듯합니다. 쯔유를 실수로 안 넣고 반쯤 먹었는데도 맛있었습니다. 쯔유를 넣고 먹으니 더 맛있구요. 가마타마 우동을 먹으러 간다면 이곳을 우선 추천합니다!
전철 타고 이동하다가 본 포스터. 봄 일루미네이션이라... 일주일만 늦게 왔었더라면... 😭
저녁이 되고 테우치우동 츠루마루라는 식당에서 카레 우동을 먹어보려 했지만 대기줄이 엄청났습니다.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고에몬이라는 식당에서 카레 우동을 먹어봤습니다.
맛은... 카레 우동 맛. 제가 카레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어서 맛이 특별하다고 느끼진 못했습니다. 그리고 해장용으로 카레 우동을 먹는다고 들었는데 먹어보니 글쎄... 🤔 이걸로 정말 해장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아요. 안 취해서 그런가(?)
이번 다카마쓰 여행 중 마지막으로 간 식당은 교자야 입니다. 사실 카레 우동은 해장용으로 많이들 먹는다길래 이 식당에서 술 좀 마신 후 카레 우동을 먹으러 가려 했었지만 이 식당에 사람이 꽉 차있어서 어쩔 수 없이 카레 우동을 먼저 먹으러 갔습니다.
이 식당은 교자를 주문하면 교자를 바로 빚어 튀겨줍니다. 맛은... 적당한 겉바. 그리고 속촉!
대략 천 엔으로 혼술이 가능하다니! 우리 동네에도 이런 가게가 있었으면...
2024-03-26(화): 귀국일
아쉽게도 다카마쓰에서 인천공항으로 떠나는 귀국 비행기는 오전에만 있습니다. 오후에도 있으면 오전에 좀 더 여행을 즐길 수 있을텐데... 아쉽습니다.
다카마쓰 역에 가서 다카마쓰 공항행 버스를 탔습니다. 탑승 티켓은 어디서 사는지 몰라서 스이카를 사용했습니다. 오전 8시쯤 갔는데도 사람들이 제법 많은 걸 보니 가능하면 기점(첫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는 게 좋을 듯합니다.
다카마쓰 공항 2층에 우동 국물이 나오는 수도꼭지가 있군요. 맛은 그럭저럭인데...
종이컵에 우동 국물을 따라보니 건강검진 받으러 가서 소변검사 하는 것 같군요. 😅
공항 3층엔 전망대가 있습니다. 여행 마지막 날조차 안개 낀 전망을 보게 되다니... 3차 PTSD가 올 것 같아 금방 내려왔습니다.
다시 일상으로 복귀. 다음번 여행에도 비가 많이 오겠죠...? 🤦